1. 건축가 소개

건축가 위진복

한국에서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실무 후, 2000년부터 10여 년간 런던에서 AA School 졸업 후 마이클 홉킨스(Michael Hopkins)와 리차드 로저스(Richard Rogers) 등에서 실무를 하였다. 프로젝트마다 요구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건축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2022년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이 당선되어 2025년 오픈하였으며, 공기충전식 멤브레인으로 새롭게 엔지니어링 한 서울시 신흥시장 아케이드 '클라우드(Cloud)'로 건축가협회상과 대한민국 공공문화대상 국무총리상, 서울시건축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2. 한국관 건축

한국관 건축은 총 3,501.82㎡ 규모의 대형 부지에 조성되었으며, 건축적 요소를 최소화하되, 사계절 자연과 문화유산, 첨단 기술을 영상으로 구현한 대형 미디어파사드(27m×10m)를 설치해 관람객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 백색마감재, 디자인 요소(한산모시, 한복저고리, 청사초롱 등)를 통해 한국적 특성을 표현하였다. 한국관 건축에는 조명, 구조, 직물 등 각 전문 분야의 대표 기업들이 협력하여 참여하였다. 고효율 LED 조명 설계는 한산모시의 질감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한국적인 곡선을 강조하는 조명 연출을 통해 정제된 미감을 구현하였다. 전통 섬유 모듈의 구조 설계에는 경량성과 내구성을 갖춘 구조 기술이 적용되어, 가볍고 견고한 건축 구조를 완성했다. 특히 이 구조는 향후 해체 및 재사용을 염두에 둔 지속가능한 설계로, 전시 종료 이후에도 건축 자재와 직물, 조명 시스템 등이 문화공간, 디자인 제품, 아웃도어 제품 등으로 업사이클링될 수 있도록 고려되었다. 이처럼 한국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전통과 첨단기술의 융합, 그리고 행사 이후의 순환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고자 한다.

3. 외관

여백의 미를 담은 한국의 선(線)

외부 구조는 건축적 요소를 최대한 절제하여 구조물 자체의 복잡한 형태나 장식을 지양하고, 오히려 단순하고 간결한 조형을 통해 ‘여백의 미(美)’를 강조하였다. 순백의 색과 유려한 곡선을 통해, 한국인의 문화적 유연함과 절제된 미감을 건축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전면의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한국관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구현하였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 매체(virtual medium)로, 자연 매체인 한산모시와 병치되어 자연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 미디어 경험’을 구현한다. 이는 인류가 자연을 엔지니어링하고 미래를 디자인해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 전통문화에서 볼 수 있는 ‘선(線)’을 주요 디자인 모티브로 삼아, 측면과 출입구에는 버선, 용마루, 한복 소매의 곡선을 형상화하였다. 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건축미를 구현하였다.

4. 내부

전통 섬유의 생명력과 기술의 융합

한국관 내부는 한국이 오랜 시간 지켜온 장인정신과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감각적인 설계가 돋보인다. 주요 공간인 ‘햇빛과 조명으로 연출된 한산모시 홀(Hall)’은 한국 전통 제조의 정수이자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섬유 문화의 상징이다. 288개의 한산모시* 모듈은 광화문의 우진각 지붕의 곡선미를 차용해 구성되었으며, 전시관 내부의 거울 벽면 반사 효과를 통해 반쪽 구조가 하나로 완성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관람객을 환영함과 동시에 5천 년에 걸친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처럼 한국관은 '진심으로 잇는 미래(Future Forward with Hearts)'라는 컨셉을 반영하여, 대한민국이 이어온 깊은 철학과 혁신적 기술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5. 미디어 파사드

미디어파사드는 가로 27m, 세로 10m의 대형 LED 디스플레이로, 공간적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건축적 의도를 반영하며 전시 내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착시 효과를 유도한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협업한 미디어 아트 콘텐츠가 더해져, 관람객에게 다층적인 시각 경험을 제공한다.